아내가 죽은 남편에게 가슴 도려내며 쓴 400년 전의 사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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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이응태부부의 애절한 사연을 간직한 안동의 월영교

이 얼마나 아름답고 애절하단 말인가~~

월영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간직된 월영교는 미투리 형상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있는 월영교,

이날 슬픈 사랑을 위로 하려는 걸까 밤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야경이 흐릿합니다.

 

 

 

 

 

        - 어둠이 내리고 있는 월영교   --

 

 

 

       '어찌 나를 두고 당신이 먼저 가십니까?'  라는 귀절이 자꾸만 맴도는 월영교

        지아비를 그리는 원이엄마의 절절한 마음이 불빛에 또다시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 애절한 능소화 이야기 --

본디 소화꽃은 하늘의 꽃이라고 한다. 하늘에 있는 정원에서 훔쳐온 꽃이 지상에 퍼져 있는 것이라 한다. 또한 능소화는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꽃을 두고 ‘양반꽃’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소화꽃은 눈을 멀게 하는 독을 품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가시가 돋쳐있듯 모든 아름다움 안에는 독이 있기 마련인가보다.

 

조선 명종 때 만석꾼인 ‘이요신’의 둘째 아들 ‘이응태’ 태어나기 전 이름을 짓기 위해 스님을 찾아가니 요절할 운명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것과 소화꽃의 독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을 구할 방도는 소화꽃을 안고 집으로 들어오는 때에는 아들을 내쳐야 한다는 것 또한 성질이 사납고 모질고 박색 한 여자와 혼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웃에 그런 여인이 있어 서둘러 혼사를 시켰다. 사실 그 여인은 누구보다도 총명하고 절세가인이었다. 허나 그 여인 또한 요절할 운명인지라 밖에 내보내지도 않고 박색 한 여인이라고 뜬소문을 퍼뜨렸던 것이다.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 이응태가 병이 들어 31살의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아내는 가시는 길 읽어 보시라며 남편의 묘의 애절한 내용의 사부곡 편지와

저승 갈 때 신고 가라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만들어 넣어 주었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묘의 능소화가 피면 당신이 오tu서 다음 생에 또 연을 맺는다고 믿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월영교에 갔을 때 안동에 살고 계시는 분이 전해준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 원이엄마상은 안동 법원앞 큰길 도로변에 능소화 꽃길 공원으로  아름답게 조성 되어 있습니다 --

 

 

 

 

        -- 이응태의 복원된 생가 --

 

      --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부부의 사랑, 아내가 써서 가슴에 고이 품어 주었던 마지막 편지 --

 

        -- 이응태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함께 역은 미투리 --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 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아래 또 있겠습니까. ?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 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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