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속의 하루
천년 속의 하루
신달자 씨의 에세이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의 내용입니다.
딸 같은 제자인 희수에게 보내는 글로 결혼에서부터 삶의 여정을 모두 실었습니다.
1977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난 뒤 한 달 만에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나고 내일이면 일어나겠지 하던 바램의 세월이 24년이나 지나갔습니다.
‘결혼한 지 9년, 내 나이 35살, 남편은 쓰러졌고 시어머니와 세 딸아이
뒷바라지하며 지옥 같은 현실을 헤쳐 나가야 했던 날들….’
차라리 죽기를 소원했는지도 모를 잔인한 시간과의 싸움터에서
그녀는 병석의 남편을 살해할 총기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런 남편이 숨을 멎는 그 순간 그녀는 신에게 매달렸습니다.
그를 조금 더 살려달라고, 조금만 더 살려달라고….
현실이 너무 힘들어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는 끈질기게 죽지 않고
이제 좀 더 살았으면 할 때는 남편이 그렇게 쉽게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아무리 인간이 무자비한 죽음의 현실 앞에 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신앙의 힘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삶의 의지를 잃고 살길을 잃은 나 자신에게 세상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신만이 나의 말을, 나의 고통의 푸념을 들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나의 울부짖음, 나의 신경질, 내뱉은 욕까지도 받아 주십니다.
내가 엉터리 협박을 해대도 들어주시며 미소를 잊지 않으십니다.
신달자 씨의 에세이가 비단 그분만의 삶의 고통은 아니겠지요?
작든 크든 늘 힘든 현실과 싸워야 하는 우리 주위의 이웃들이
다시 희망을 갖고 일어서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화영 목사 / 금호교회
*** 지하철 사랑의 편지에서 퍼왔습니다.